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재밌는이야기
- 할머니추억
- 썰
- 친구썰
- 설램주의
- 웃긴썰
- 학교추억팔이
- 크리스마스관장약썰
- 네이트썰
- 관장약후기
- 썰전
- MZ세대
- 이야기모음
- 고등학교썰
- 사람사는이야기
- 네이트판
- 90년생이야기
- 가족썰
- 웃긴이야기
- 펌
- 바람난썰
- 웃긴얘기
- 바람난이야기
- 네이트톡
- 학창시절썰
- 이야기
- 실화썰
- 응가썰
- 재밋는이야기
- 시골집썰
- Today
- Total
세상의모든이야기 설전
된장을 사랑하시는 할머니썰ㅋㅋㅋ 본문
우리 할머니는 토종 한국인이시며 된장을 사랑하심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아침점심저녁을 된장국으로 만드셨음
된장국에 김치 한 조각 쌀밥 한 공기면 한 끼가 뚝딱
그 당시 부모님이 출장 나가 계시 던 터라 2년간을 할머니와 둘이 보냄
그런 할머니의 된장국 제조법은 아주 간단했음
하루는 다이어트를 좀 해보겠다고 까불대다가
브로콜리와 파프리카가 어디에 좋은진 모르는데
그냥몸에 좋고 몸에좋고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들음
그날부터 하루끼니 한 번은 브로콜리다!
결심을 함
마트에 가서 브로콜리와 파프리카를 잔뜩 사 와서
에스라인이 되어있을 나를 상상하며 신나하고 있었음
다음날 물을 끓이고 브로콜리를 손질하려 냉장고
를 열었더니 색색 파프리카만 덩그러니...
브로콜리 세 개가 없어져있는 거임... 하.....
아침을 드시고 계신 할머니의 냄비에서....
뽁슬뽁슬한 아이가 눈에뜨임
그러니 한마디로 할머니의 된장국 제조법은
된장을 푼다.
보이는 나물(초록식물)을 넣는다.
끓인다.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 속 파프리카에게 조용히 속삭임
" 네가 녹색이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하렴 "
그 후로 된장만 보면 신물이남.
정말 일부러 끼니를 거를 정도로 된장국이 너무 싫었음
아니 된장국도 아니고...
된장나물국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께서 김치찌개를 해주심
정말 약 9개월 동안의 반란의 쾌거였음
반란기간 동안 나는 직접 요리를 해 먹거나 컵라면과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웠었음
정전이 되는 날엔 음침하게 촛불하나에 의지하며
" 할머니.... 반찬 좀 바꿔주시는 건 어때여... 흐흐흐 "
촛불시위도 해보았음
그렇게 식단반란이 성공했음
김치찌개하나에 행복해하는 나 자신이 씁쓰름하면서
도두공기를 뚝딱 비움
그러면서 립서비스
" 흐흐 헿^------^ 할모니 느무느무 맛있다♥ "
그다음 날이었나... 다다음날이었나...
삼시 세 끼가 김치찌개니만큼 하루는 김치라면이 먹고 싶어 냄비를 찾았음
할머니네 살림 우리 집살림 두 집 살림이라 냄비가 굉장히많
았음
한 8~9개 정도
그때가 한창 추운 겨울방학 시즌이었는데
아무리 찬장을 샅샅이 뒤져도 냄비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임.....
무언가 음습한 기운이 내 주위를 감돌기 시작했음
" 할머니...? 냄비어.. 딨어요...? "
할머니는 불경을 외시며 턱짓으로 베란다를 가리키셨음
그 당시 추운 겨울이었던 터라 냉장고 자리가 부족하면
베란다를 애용하던 할머니 셨음
문을 열어보니 냄비 8개가량이 바르게 일렬종대로 정리돼있었음
자연스럽게 라면전용 냄비를 들어 올렸는데 무언가 묵직...
응??
옆에 있던 걸 열어봄
두 손을 사용함
두 개 씩 열어봄
손이 점점 급해 짐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모든 냄비뚜껑을 열어봄
" 하... 할머니?? 이거 뭐에여...? "
" 네가 김치찌개 마시 다해서 만들음ㅋ "
가.... 감사해요....
식단을 바꾸기 위한 9개월간의 시위는 끝이 났고
시위주동자는 그 죄를 9개월간의 김치찌개로 물어야 했다
. 손녀는 라면을 끓여 먹을 냄비마저 사수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샘솟는 김치찌개의 향연을....
돼지고기 참치하나 들어가지 않는 김치의 참맛을...
. 느껴야만 했다...
그렇게 또다시 며칠이 흐르고,
소심한 반란인 코코볼로아침을 먹던 어느 날
코코볼이 떨어짐
매일 일회용 봉지에 주섬주섬 담아가 야자시간마다 처묵처묵 하던 탓이었음
과다 고춧가루섭취 탓인지 고3의 손녀는 옆으로 몸을 키워가고
뒤룩뒤룩 살찐 궁둥이를 흔들며 할머니께 코코볼을 부탁함
마침 장 보고 오신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 할머니 이렇게 생긴 초록색 애가 호이호잇 하는 거 사쥬 셔야 대요 "
듈리박스를 흔들며 열띤 웅변을 하였음
물론 할머니께서는 코코볼이라는 단어도 잘 외우지 못하셨지만
하교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식탁 위에 웃는 둘리의 모습이 뙇!!!!
우유까지 뙇!!!!
놓여있는 거임 ㅋㅋㅋㅋ
할머니의 엄청난 센스와 호의에 신나 다시 궁뎅이를 흔들기 시작했음
" 할모니모니모니!!!! 이거어케사오셧어여!?!?!?!? 우와앗!!! "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불경을 외시다 마트일화를 짧게 말씀하심
" 일하는 머스마하나한테 토끼똥 달라했다 "
할머니 감사해요..
. 제가제일 좋아하는 건데.....
할머니와 손녀딸의.... 후... 훈훈... 한 이야기로.... 추운 겨울.... 따숩게... 보내세...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