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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을 사랑하시는 할머니썰ㅋㅋㅋ

Scent_volt 2023. 3. 15. 09:53

우리 할머니는 토종 한국인이시며 된장을 사랑하심



정말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아침점심저녁을 된장국으로 만드셨음



된장국에 김치 한 조각 쌀밥 한 공기면 한 끼가 뚝딱



그 당시 부모님이 출장 나가 계시 던 터라 2년간을 할머니와 둘이 보냄



그런 할머니의 된장국 제조법은 아주 간단했음



하루는 다이어트를 좀 해보겠다고 까불대다가



브로콜리와 파프리카가 어디에 좋은진 모르는데



그냥몸에 좋고 몸에좋고 몸에 좋다는 얘기를 들음



그날부터 하루끼니 한 번은 브로콜리다!



결심을 함



마트에 가서 브로콜리와 파프리카를 잔뜩 사 와서



에스라인이 되어있을 나를 상상하며 신나하고 있었음



다음날 물을 끓이고 브로콜리를 손질하려 냉장고



를 열었더니 색색 파프리카만 덩그러니...




브로콜리 세 개가 없어져있는 거임... 하.....




아침을 드시고 계신 할머니의 냄비에서....



뽁슬뽁슬한 아이가 눈에뜨임




그러니 한마디로 할머니의 된장국 제조법은





된장을 푼다.



보이는 나물(초록식물)을 넣는다.



끓인다.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 속 파프리카에게 조용히 속삭임





" 네가 녹색이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하렴 "





그 후로 된장만 보면 신물이남.





정말 일부러 끼니를 거를 정도로 된장국이 너무 싫었음




아니 된장국도 아니고...




된장나물국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께서 김치찌개를 해주심





정말 약 9개월 동안의 반란의 쾌거였음





반란기간 동안 나는 직접 요리를 해 먹거나 컵라면과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웠었음



정전이 되는 날엔 음침하게 촛불하나에 의지하며




" 할머니.... 반찬 좀 바꿔주시는 건 어때여... 흐흐흐 "




촛불시위도 해보았음



그렇게 식단반란이 성공했음



김치찌개하나에 행복해하는 나 자신이 씁쓰름하면서




도두공기를 뚝딱 비움




그러면서 립서비스





" 흐흐 헿^------^ 할모니 느무느무 맛있다♥ "




그다음 날이었나... 다다음날이었나...




삼시 세 끼가 김치찌개니만큼 하루는 김치라면이 먹고 싶어 냄비를 찾았음




할머니네 살림 우리 집살림 두 집 살림이라 냄비가 굉장히많
았음



한 8~9개 정도



그때가 한창 추운 겨울방학 시즌이었는데




아무리 찬장을 샅샅이 뒤져도 냄비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임.....




무언가 음습한 기운이 내 주위를 감돌기 시작했음




" 할머니...? 냄비어.. 딨어요...? "





할머니는 불경을 외시며 턱짓으로 베란다를 가리키셨음




그 당시 추운 겨울이었던 터라 냉장고 자리가 부족하면



베란다를 애용하던 할머니 셨음




문을 열어보니 냄비 8개가량이 바르게 일렬종대로 정리돼있었음




자연스럽게 라면전용 냄비를 들어 올렸는데 무언가 묵직...

응??



옆에 있던 걸 열어봄 




두 손을 사용함




두 개 씩 열어봄




손이 점점 급해 짐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모든 냄비뚜껑을 열어봄






" 하... 할머니?? 이거 뭐에여...? "






" 네가 김치찌개 마시 다해서 만들음ㅋ "







가.... 감사해요....







식단을 바꾸기 위한 9개월간의 시위는 끝이 났고

시위주동자는 그 죄를 9개월간의 김치찌개로 물어야 했다


. 손녀는 라면을 끓여 먹을 냄비마저 사수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샘솟는 김치찌개의 향연을....


돼지고기 참치하나 들어가지 않는 김치의 참맛을...


. 느껴야만 했다...






그렇게 또다시 며칠이 흐르고,



소심한 반란인 코코볼로아침을 먹던 어느 날



코코볼이 떨어짐




매일 일회용 봉지에 주섬주섬 담아가 야자시간마다 처묵처묵 하던 탓이었음



과다 고춧가루섭취 탓인지 고3의 손녀는 옆으로 몸을 키워가고




뒤룩뒤룩 살찐 궁둥이를 흔들며 할머니께 코코볼을 부탁함


마침 장 보고 오신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 할머니 이렇게 생긴 초록색 애가 호이호잇 하는 거 사쥬 셔야 대요 "




듈리박스를 흔들며 열띤 웅변을 하였음




물론 할머니께서는 코코볼이라는 단어도 잘 외우지 못하셨지만


하교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식탁 위에 웃는 둘리의 모습이 뙇!!!!



우유까지 뙇!!!!



놓여있는 거임 ㅋㅋㅋㅋ



할머니의 엄청난 센스와 호의에 신나 다시 궁뎅이를 흔들기 시작했음



" 할모니모니모니!!!! 이거어케사오셧어여!?!?!?!? 우와앗!!! "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불경을 외시다 마트일화를 짧게 말씀하심













" 일하는 머스마하나한테 토끼똥 달라했다 "






할머니 감사해요..


. 제가제일 좋아하는 건데.....




할머니와 손녀딸의.... 후... 훈훈... 한 이야기로.... 추운 겨울.... 따숩게... 보내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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