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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썰

미니멀리스트 아내분때매 미치는 남편분 썰

Scent_volt 2019. 1. 27. 23:37
아내와 겁나 싸우다 합의하에 아내 아이디로 올려봅니다
저는 남편이구요..
결혼 3년차 이제 담달에 돌 되는 아들 하나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자칭 미니멀리스트라는 아내때문에 미치겠어요.

신혼 초부터 아내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긴 했습니다.
무조건 비어보이게 깔끔하게 모델하우스같은 집을 만들려고 하더군요.
벽지 몰딩색부터 들어오는 가구, 소품 하나하나까지 다 아내 혼자 결정했고 저는 결정권이 없었습니다.

결혼해서 살면서도 가구나 소품같은거 사려면 일일히 아내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였어요.
하다못해 양치컵 하나 사는데도 화장실 인테리어랑 어울리는거 사야된다고 몇날몇일을 기다리게 하더라구요...

뭐 이거까진 이해했습니다
누구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니까요

저때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기 전이라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요즘 자칭 미니멀 라이프를 살겠다고 아내가 선언한 이후로
문제가 좀 많아졌습니다

하루에 10개ㅡ버리기 실천한다면서
제가 자주입진 않아도 가끔 입는 옷이나 신발도 갖다버리고;;
양말 속옷도 딱 일주일치 하루에 하나 쓸만큼만 빼고 버려버렸습니다;;

어느날은 비오는날 나가다가 양말이 젖어 집에 다시 들어와 갈아신으려니 양말이 모자라더군요
짜증이 확 솟구쳤습니다

저한테는 나름 추억이 있는 책, 소품같은것도
버려도 되지? 하고 다 버립니다
안된다고 하면 대판 싸움이 납니다

마치 저를 쓸데없는걸 끼고 사는 지저분한 인생 패배자처럼 말하는데...할말이 없어요;;

오죽하면 장모님도 이것때문에 아내와 최근 데면데면 하십니다

장모님이 작년에 장인어른과 사별하시면서 저희와 합가를 하시려고 이참에 여러가지 짐을 정리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가족 앨범을 아내에게 가지고 가라고 하셨는데
아내가 앨범 안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하나하나 찍는겁니다.

그래서 왜그러냐고 하니 찍어두고 앨범 버리려고 그런다네요;;

저랑 장모님 둘다 기함을 하고
장인어른 마지막 모습 담겨있는 사진들을 어떻게 버리냐고 하니
앨범이 오래된거라 보기 흉하고 부피도 크고 이렇게 찍어두면 계속 볼수있는데
왜 가지고 있어야 하냡니다;;;;

그래서 장모님이 절대 버리지말라고 하니
집 컨셉에 맞는 앨범 고른다고 벌써 한달째에요...
앨범은 책꽂이에 꽂아두지도 못하게 한채 창고 안 박스에 처박아 놨습니다...

그 외에도 장모님 짐 중에 상당수를 버리라고 강요해서
장모님은 지금 진지하게 합가하지 말까 생각 중이시구요;;

제가 글을 올리게 된건 사실 오늘 아침 사건때문이 큰데요..
위 앨범에ㅡ비하면 사소한거지만 이거때문에 참다참다 터졌네요.

아이가 아직 어리고 밤에 통잠을 못자서 안방에서 아내와 둘이 잡니다.
저는 영업사원이라 운전을 할일이 많아 평일에는 따로 자고 주말에만 제가 교대해주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새벽에 자주 깬 아내는 아직 자고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문제는 드레스룸과 드라이기 등이 안방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최대한 살금살금 들어가 드라이기를 꺼내오는데
잠귀가 밝은 아내가 그때마다 깨서 신경질을 냅니다.

다음날 입을 옷이나 드라이기를 제가 자는방에 전날 미리 갖다놓아도
아내가 샤워하고 쓴다고 드라이기를 다시 안방에 가져가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

그래서 제가 제발 드라이기 하나만 더 사자고 해도
우리집에 같은 물건은 하나 이상 절대 안들인다며 고집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거때문에 대판 싸웠네요

뭐 저야 참고살면 됩니다...
근데 문제는 저희 아들이에요.

한창 자라는 시기니까 저는 유행하는 장난감이며 보행기며 사주던 빌리던 하고싶은데
아내는 조금이나마 집 인테리어랑 안맞거나
약간이라도 비슷한게 집에 있으면 절대 안들여놓으려 합니다.

돌 애기가 인형도 딱 한개, 오뚝이 한개, 초점책 한개, 동화책 서너권 밖에 없어요 가지고 놀게...
딱하고 안쓰러워 제가 장난감을 사오면 기존에 있던걸 버립니다;;
아이가 아직 잘가지고 노는거라 울고불고 찾아도 짐늘리기 싫다며 가차없이 버려요.

버린거 제가 몰래 다시 주워와도 다음날 출근한 사이 다시 버립니다.

아이 옷도 장모님이 사오시면 왜 늘리냐고 불같이 화를 내고
누가 선물해주면 기존에 있던것중에 고민고민하며 굳이 하나를 버립니다;;;;
아직 깨끗하고 몇번 입지도 않은건데도 굳이 옷 개수가 늘어나는게 싫다고 버려요.

저는 아이가 안쓰러워 미치겠습니다.
자고로 아이들이란 어릴땐 장난감에 파묻혀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ㅜ.ㅜ

아내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부탁드리고 싶은데
아내는 자기가 야무지게 살림을 잘하고 현명하게 사는거라고 합니다;;;
정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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